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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런, 이크종이잖아! 약속한 카페에서 사진기자와 함께 앉아있는 그를 발견하곤 내 맘은 이렇게 외치고 있었다. 꼭 사진기자 앞에 놓인 커다란 카메라나 작가 앞에 놓인 A4용지 뭉치를 봐서 그런 건 아니다. 아아, 영락없는 이크종이군. 캐릭터 탄생의 비화 같은 건 포기해야겠어,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달까. 묻지도 않은 수수께끼가 스르륵 풀렸다.
글 | 안태호 <컬처뉴스> 편집장, 사진 | 스튜디오 salt
이크종이라는 독특한 이름에 얽힌 비밀도 듣고 보니 싱겁기 짝이 없다. 작가의 본명은 임익종. 익종을 ‘ickjong’이라고 영어로 표기한 걸 보고 친구들이 놀린 게 계기가 됐다. ‘ikjong’나 ‘igjong’이 아닌 이크종이 뭐냐는 거였다. 작가는 ‘pick’도 픽이고, ‘kick’도 그냥 킥 아니냐며 항변해봤지만, 캐릭터 이름은 이크종으로 굳어져 버렸다. 나름 믿었던 ‘팬티 패션’도 카투사 시절 습관처럼 팬티만 입고 지내던 기억에서 비롯된 거라 특별할 게 없단다.
그러나 실망 마시라. 캐릭터 탄생의 비밀이 밋밋하다고 해서 그의 작품이 주는 즐거움이 상쇄되는 것은 아니다. 삐죽삐죽한 머리에 시큰둥한 표정, 하얀 팬티 한 장만 겨우 걸친 이크종은 출생의 비밀 없이도 충분히 유쾌한 경험을 보장한다.
건축일을 정리하고 ‘강호’에 본격적으로 나선 지 이제 겨우 3년, 그는 이크종이라는 캐릭터 덕에 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. 그의 솔직하고 가감 없는 캐릭터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. 루나파크가 얄미울 정도로 20대 직장인 여성의 감수성을 콕콕 짚어냈다면 이크종은 좀 더 노골적이고 솔직한 캐릭터로 어필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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